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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10.25.) 중앙일보 week& 📰 소녀 제물 바쳤다는 제주 뱀동굴, 와봅써
    하고싶은/국내여행 2024. 10. 2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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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 중앙일보
    🔸일시: 2024년 10월 25일
    🔸지면: 21면
    🔸제목: 소녀 제물 바쳤다는 제주 뱀동굴, 와봅써
    🔸기고: 손민호 기자

     

    ‘세계유산축전 제주’가 열린 김녕굴. 뱀이 사는 동굴이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제주도는 국내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다.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가 ‘세계유산축전 제주’다. 2020년부터 해마다 열려 올해 다섯 번째 행사를 치렀다. 올 축전의 주제는 ‘발견의 기쁨’이다.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고 알아내는 데 의미를 두었다”고 정도연 총감독은 설명했다. 올해 축전은 지난 11일 개막해 22일 막을 내렸다. 실제 체험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올해 축전을 돌아본다.

    거문오름 등 섬 면적의 10% 세계유산

    김녕굴 벽에 새겨진 흰색 얼룩. 꼭 유령 같다.

     제주도에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은 188.5㎢ 면적으로, 섬 전체의 약 10%에 해당한다. 한라산 기슭 해발 800m 이상의 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 일대, 그리고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다.

     

     세계유산축전 제주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진행된다. 올해도 한라산(일출 산행)과 성산일출봉(야간 탐방), 거문오름과 주변 용암동굴 지역에서 열렸다. 개막식을 포함한 프로그램 대부분이 세계자연유산센터가 자리한 거문오름과 주변 용암동굴 지역에서 진행됐다.

     

    북오름굴. 북오름굴도 축전 기간에만 개방된다.

     

     12일 개막식 직후 리셉션이 이어졌다. 음식이 나왔는데, 모든 음식을 이른바 ‘유산 마을’ 부녀회에서 준비했다. ‘유산 마을’은 유네스코 유산을 거느린 7개 마을을 말한다. 조천읍 선흘1리와 선흘2리, 구좌읍 김녕리·월정리·행원리·덕천리, 그리고 성산읍 성산리. 성산리만 성산일출봉 마을이고, 나머지 6개 마을은 거문오름과 용암동굴계 마을이다. 세계자연유산센터가 선흘2리에 속한다.

     

    12일 개막식 리셉션에 나온 음식. 성산리 부녀회가 무와 문어, 유자 소스로 만들어 대접했다.

     

     이들 유산 마을에서 제 마을 특산품으로 음식을 만들어 개막식 손님을 대접했다. 올 축전에서 처음 시도된 마을 사업이다. 이를테면 선흘2리 부녀회는 마을의 자랑 거문오름을 빼닮은 ‘고사리카나페’를 만들었다. 당근이 유명한 월정리에서는 당근 튀김을, 해녀가 많은 김녕리에서는 해녀가 즐겨 먹는 톳을 넣어 김밥을 만들었다.

     선흘2리 고은숙(54) 부녀회장은 “마을마다 제 마을의 대표 음식을 정하고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뜻깊었다”고 말했다.

     ‘벵뒤굴&김녕굴’ 출입통제된 곳 체험

    조동환 세계자연유산 해설사가 웃산전못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축전의 하이라이트 행사는 ‘워킹투어’와 ‘벵뒤굴&김녕굴 특별탐험대’였다. 워킹투어는 거문오름부터 월정리 해안까지 용암동굴 지역을 이은 4개 코스 전체 26.3㎞의 트레일을 걷는 체험이다. 평소에는 출입을 통제하고 축전 기간에만 트레일을 운영한다. 인적 끊긴 곶자왈과 중산간을 걷다 보니 태초의 제주 안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벵뒤굴&김녕굴 특별탐험대’는 평소 출입이 통제된 용암동굴을 체험하는 행사다. 조동환(67) 세계자연유산 해설사와 함께 김녕굴을 탐험했다. 김녕굴은 압도적인 규모의 동굴이었다. 입구 쪽 동굴의 높이와 폭이 10m는 족히 넘었다. 조동환 해설사가 김녕굴에 얽힌 전설을 들려줬다.

     “제주에서는 ‘사굴’ 그러니까 ‘뱀굴’이라고 불렀어요. 이 동굴에 큰 뱀이 살았다는 전설이 내려와요. 열다섯 살 소녀를 해마다 뱀에게 바쳤다는 얘기도 있어요. 동굴 벽이 뱀 껍질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김녕굴이 통제된 건 얼마 안 됐어요. 내가 어렸을 땐 동굴로 소풍도 오고 했어요.”

     안전모 쓰고 705m 길이의 동굴을 탐험하다가 벽에 새겨진 사람 모양의 흰색 얼룩을 발견했다. 조동환 해설사가 “박테리아가 굳어 흰색 문양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허옇게 빛나는 게 꼭 유령 같았다. 조동환 해설사도 “옛날에는 제의에 희생된 소녀들의 혼령이 벽에 새겨진 것이라고 믿었다”고 털어놨다. 자연은 늘 신비롭지만, 유네스코도 인정한 자연은 차라리 경이로웠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6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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