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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레사 책방 📚 새벽의 약속 로맹가리
    좋아하는/책 2023. 1. 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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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promesse de l'aube

    Romain Gary

    프랑스 소설가 로맹가리가 유년시절을 회상하며 쓴 책. 로맹가리는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부도덕한 일 또한 어머니의 선택에 의해서 하게되기도 한다. 자아를 찾기 위해 자신을 갈고닦고 성찰한다. 소설은 "끝났다"로 시작해서 "나는 살아냈다"로 끝이난다. 자아 상실에 대한 슬픔과 외로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무정부상태의 위태로움에 대한 심리가 문장속에 담백하게 잘 묘사되어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 책을 영화화한 작품이 있다하니 다음에는 그것을 한 번 보고, 로맹가리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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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p 끝났다. 빅서 해안은 텅 비어 있고, 나는 넘어진 바로 그 자리에 누운 채로이다. 바다 안개가 사물들을 부드럽게 만들고 있다. 수평선에는 돛대 하나 보이지 않고, 내 앞 바위 위엔 수천 마리 새들이 있다. 다른 바위엔 물개 일가가 있다. 아비 물개는 지치지도 않고 파도 위에 솟아오른다. 고기를 입에 물고, 번들거리며, 헌신적으로. 이따금 제비갈매기들이 너무도 가까이 내려앉아 나는 숨을 죽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내 오랜 욕망이 깨어 일어나 내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조금만 더, 그러면 새들이 내 얼굴 위에 내려앉고, 내 목과 품속으로 파고들어, 나를 온통 뒤덮을 텐데 하고…… 마흔네살에, 나는 아직도 어떤 본질적인 애정을 꿈꾸는 것이다. 하도 오랫동안 꼼짝않고 해변에 누워 있었더니 마침내 펠리컨과 가마우지들이 나를 뺑 둘러 원을 만들고 말았다. 조금 전에는 물개 한 마리가 파도에 실려 내 발치까지 왔었다. 그놈은 지느러미로 땅을 짚고 거기 머물면서 한참 동안 나를 바라보다가 바다로 돌아갔다. 나는 그에게 웃어 보였다. 그러나 녀석은 무엇인가 알고 있는 듯, 엄숙하고도 약간 슬픈 표정으로 그냥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었다. 

     

    📑43p 성년이 되자 현실에 대해 호메로스 풍의 절망적 투쟁을 벌이는 데 시간을 보냈다. 세상을 바로 세워. 내가 그토록 깊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깃든 소박한 꿈과 일치하도록 만들기 위하여

     

    📑46p 나는 인생의 가장 어둡고 구석진 곳에 숨겨진 은밀하고 희망적인 논리를 믿고 있었다. 나는 세상을 신용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부서진 얼굴을 볼 때마다 내 운명에 대한 놀라운 신뢰가 내 가슴 속에 자라남을 느꼈다. 전쟁 중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나는 항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느낌을 가지고 위험과 대면하였다. 어떤 일도 내게 일어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내 어머니의 해피엔드이므로.

     

    📑53p 몇 번의 능숙한 동작으로 비밀 통로를 찾아내고, 지나온 길에 다시 하나하나 장작을 제자리에 박아두고 함으로써, 나는 머리 위에 오륙 미터의 방어층이 있는 요새의 한 가운데 있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 그렇게 딱딱한 갑에 둘러싸여, 드디어 아무도 나를 볼 수 없다는 확신이 들자 울음을 터뜨렸다. 오래오래 울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모욕을 받거나 불행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갑자기 내 마음속에 자리잡던 그 고요를 기억한다.

     

    📑54p (고양이-양귀비 과자 부스러기) 중요한 것은, 여기 다정함과 동정의 모든 외양을 갖추고 내 얼굴 위를 이리저리 열심히 핥고 있는 따뜻한 혀와 다정스런 콧잔등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내게 그 이상의 것은 필요치 않다.

     

    📑103p (여인들에게 선물을 주는 기술 - 어머니)

    "심부름꾼에게 시켜서 큰 꽃다발을 보내는 것보다 네가 직접 작은 꽃다발을 손에 들고 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명심해둬라. 모피 코트를 여러 벌 가진 여자들을 경계해야 된다. 그런 여자들은 언제나 그런 걸 또 한 벌 얻었으면 하고 기대하거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그런 여자들한텐 가지 마라. 선물을 받을 사람의 기호를 잘 알고 분별 있게 선물을 선택하도록 해라. 만일 그 여자가 교육도 못 받았고, 문학적 성향도 없으면 아름다운 책을 주어라. 만일 검소하고 교양 있고 신중한 여자면 향수나 삼각 숄 같은 사치품을 주고…"

     

    📑123p 나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가슴속으로 무엇인가가 스쳐갔다.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떤 무한한 평화.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날 이후 바다는 항상 나에겐 소박한, 그러나 충분한 형이상학이었다. 나는 바다에 대하여 말할 줄 모른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은, 그것이 일시에 나를 내 모든 의무로부터 해방시켜준다는 것이다. 바다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하나의 행복한 익사자가 된다.

     

    📑133p 나는 다시 시작하였다. 그러나 마지막 공에는 영원히 도달할 수 없었다. 결코, 결코, 내 손은 그 것을 잡는 데 이르지 못했다. 나는 평생을 노력하였다. 오랫동안 걸작들 사이를 방황하고 난 뒤 나이 마흔이 거의 다 되어서야 비로소, 조금씩 진리가 내 안에 자리잡기 시작하였고, 마지막 공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 파가니니가 자기의 바이올린을 던져버리고 공허한 시선으로 누워버린 채, 여러해동안 그것을 만지지도 않게 되었던 것을, 나는 이제 더 이상 기이하게 생각지 않는다. 나는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364p 비록 오늘날 우리는 모두 그렇게 죽었지만, 우리의 쾌활함은 남아있고, 우리는 우리 주위의 젊은 청년들의 시선 속에서 서로를 만나곤 하는 것이다. 인생은 젊다. 늙어가면서 그것은 삶과 시간을 만들고, 작별도 만든다. 그것은 내게서 모든 것을 앗아갔고 더 이상 내게 줄 것이 없다. 나는 가끔 내가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하여 젊은이들이 자주 드나드는 장소를 찾는다.

     

    📑413p 고백하건대, 일순간, 어떤 격렬한 희망이 나를 사로잡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나는 짐승들의 눈 속에서 내가 보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들의 시선 속에는 어떤 무언의 할난과 어떤 이해력 상실의 표정과 어떤 질문이 깃들어 있어, 나에게 무엇인가를 생각나게 하고, 그래서 나를 완전히 뒤흔드는 것이다. 또한 나는 내 집에 짐승들을 두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금방 애착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잘 따져보면 대양을, 빨리 죽지 않는 대양을 사랑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이것이 전부다. 이제 곧 해안을 떠나야만 한다. 너무 오랫동안 바닷소리를 들으며 그곳에 누워 있던 것이다. 오늘 밤엔 빅서에 약간 안개가 낄 것이고 쌀쌀해질 것이다. 그런데 나는 불을 지피고, 내손으로 내 몸을 따뜻하게 하는 법을 배운 일이 없는 것이다. 나는 조금만 더 귀를 기울이며 그대로 있어보려 한다. 항상 금방이라도 대양이 내게 하는 말을 알아들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나는 눈을 감고 미소 지으며 듣는다. …… 아직도 내겐 그런 호기심이 남아 있다. 해안이 빌수록 내겐 항상 더욱 가득한 것 같다. 물개들은 바위 위에서 입을 다물고 있고, 나는 미소 지으며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다. 그러고는 그들 중에 한 마리가 가만가만 내게 다가오는 것을, 갑자기 내뺨 혹은 어깨 사이에 그 다정한 콧마루가 느껴지는 것을 상상해본다. … 나는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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