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스크랩/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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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8.) 중앙일보 오피니언 📰 별보다 빛나는 반딧불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12. 2. 20:00
🔸신문: 중앙일보🔸일시: 2024년 11월 28일🔸지면: 32면🔸제목: 별보다 빛나는 반딧불🔸기고: 최훈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나는 반딧불’이란 노래의 가사다. 아이의 작은 세상은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확장을 거듭한다. 그리고 그 세상의 중심에는 자아가 생긴 자신이 위치하게 된다. 발달 심리학자인 엘킨드는 이와 같은 청소년기 자아 중심성의 특징으로 개인적 우화와 상상 속 관중이라는 현상을 꼽는다. 개인적 우화는 자신이 타인과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현상을 말한다. 스스로 겪는 고민은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고민이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위험이나 죽음은 자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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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8.) 중앙일보 오피니언 📰 아프다는 것에 관하여(아침의 문장)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12. 2. 19:30
🔸신문: 중앙일보🔸일시: 2024년 11월 28일🔸지면: 32면🔸제목: (아침의 문장) 아프다는 것에 관하여 _메이 아픔, 쇠약, 고통에는 그 자체로 아름다울 게 없다. 내 뜻과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에 당하고 시달리는 수동성은 그저 비참하고 진저리나는 것이다. 만일 고통을 겪는다는 것에 아름다움이 있다면(그리고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를 굳이 써야 한다면) 그건 고통에 대한 우리의 대응과 적응에 있다. 내가 병자 버지니아 울프에게서, 또한 다른 모든 병자들의 이야기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은 그런 능동성 외에는 없다. 질병과 통증에 대한 에세이 『아프다는 것에 관하여』(메이) 중.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5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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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30.) 중앙일보 오피니언 📰 가을 새벽 빗소리가 깨운 것들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10. 30. 19:30
🔸신문: 중앙일보🔸일시: 2024년 10월 30일🔸지면: 25면🔸제목: 가을 새벽 빗소리가 깨운 것들🔸기고: 문태준 시인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의 마을에서도 어느덧 노지 감귤이 익고 있다. 귤꽃 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감귤을 따는 때에 이르렀다. 나는 올해 귤꽃 피는 일에 조금은 특별한 마음이 일었던 것을 잘 간직하고 있다가 얼마 전 졸시 ‘귤꽃’을 지었다. 내 몸은 귤꽃 만했지울음도 미성(美聲)을 지녔었지어머니는 내 배냇저고리를 개켜 옷장 깊숙한 데에 넣어두셨지언젠가 옷장을 열어 보이며 말씀하셨지얘야, 이 깨끗한 옷을 잊지마렴 옷장에 단정하게 접고 포개서 넣어둔 배냇저고리를 보면서 하얗고 말간 몸과 다른 것의 섞임이 없는 순수를 지녔던 때를 생각했고, 그때의 깨끗함을 귤꽃에 빗댄 시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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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30.) 중앙일보 오피니언 📰 "청년엔 미안하지만…" 노인기준 올리면 '생명줄 연금' 어쩌나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10. 30. 19:00
🔸신문: 중앙일보🔸일시: 2024년 10월 30일🔸지면: 23면🔸제목: "청년엔 미안하지만…" 노인기준 올리면 '생명줄 연금' 어쩌나🔸기고: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충남에 사는 김영숙(73)씨는 오래전 남편과 사별했다. 물불 가리지 않고 일자리를 찾아 헤맸다. 그렇게 딸·아들의 학비·생활비를 마련했다. 자녀가 결혼한 후 한숨을 내쉬고 잠시 허리를 펴니 어느새 본인이 노인이 돼 있었다. '어, 탈탈 털어서 아이들 뒷바라지했는데…. 그 흔한 국민연금도 없네.' 김씨는 과거 식당을 할 때 보험료(17만원)를 내라는 독촉을 받았지만 내지 못했다. 아이들이 우선이었다. 지금 와서 후회해 봤자 소용없다. 노후 대책은 그림의 떡이었다. 이중근 '75세 상향' 제안 파장"매우 긍정적" 전문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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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29.) 중앙일보 오피니언 📰 반조, 비추어 보라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10. 29. 20:43
🔸신문: 중앙일보🔸일시: 2024년 10월 29일🔸지면: 25면🔸제목: 반조, 비추어 보라🔸기고: 금강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가을이 무르익었다. 느티나무 한그루 너른 마당에 고요히 서 있는데, 해마다 낙엽 떨어지는 너비가 자란 키에 비례해 넓어진다. 조각하는 원유진씨가 빗자루를 들더니 즉석에서 낙엽으로 작품을 만든다. 바람 훅 불면 이내 흩어질 작품이지만 재미있다. 숲치유사 심정아씨는 반야의 뜰에 여덟 시간 동안 쪼그리고 앉아 색 모래로 만다라를 그린다. 해남에서 올라온 여인은 노래를 하고, 함평에서 올라온 총각은 피아노를 연주한다. 1년에 한 번은 인연 깊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초대장을 보냈다. ‘달빛 밝고 별빛 좋으니 맑은 가을날에 봅시다’라고. 움직이는 게 번거로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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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28.) 중앙일보 오피니언 📰 일률적 정년 연장 아닌 기업 사정 맞는 고용 연장 선택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10. 29. 05:40
🔸신문: 중앙일보🔸일시: 2024년 10월 28일🔸지면: 24면🔸제목: 일률적 정년 연장 아닌 기업 사정 맞는 고용 연장 선택🔸기고: 김경선 한국공학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퇴직연금개발원 회장 본격화하는 정년 연장 논의 초고령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흔히 고령화의 단계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구분한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을 차지하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22년 17.4%에서 2025년 20.3%, 2050년에는 40.1%에 이르러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게 된다. 초고령사회로의 전환은 우리 경제에 많은 변화와 비용을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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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26.) 조선일보 오피니언 📰 헤어짐에 대하여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10. 29. 01:20
🔸신문: 조선일보🔸일시: 2024년 10월 26일🔸지면: A26면🔸제목: 헤어짐에 대하여🔸기고: 백영옥 소설가 한글을 갓 깨친 80년대 초반, 지금은 사라진 종로서적에 가본 적이 있다. 그때 매대에 누워있던 책 하나가 유독 기억나는데 제목이 ‘작별의 예식’이었다. 어른이 된 후에야 그것이 여성해방 운동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릴 때의 작은 경험이 오랫동안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어른이 돼 작별을 한다면 품위 있게 해야겠다고 그때 생각했던 것 같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제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헤어짐을 이별이라 하고, 제 힘으로 힘껏 갈라서는 헤어짐을 작별”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별은 ‘겪는’ 것이고 작별은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만남은 우연히 벌어지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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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25.) 조선일보 오피니언 📰 한국 문화 르네상스 300년 주기설을 아십니까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10. 28. 23:00
🔸신문: 조선일보🔸일시: 2024년 10월 25일🔸지면: A28면🔸제목: 한국 문화 르네상스 300년 주기설을 아십니까🔸기고: 박성희 이화여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 600년전 세종은 훈민정음·측우기·관현악 작곡18세기 정조때도 문예부흥… 수원화성은 세계유산지금 우리는 임윤찬·한강·봉준호·윤여정 보유국300년 간격으로 찾아오는 한국의 문화 르네상스축복에 감사…하지만 정치만 바라보면 한숨나온다 때론 가까운 곳에 명소가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산다. 지난주 방문한 수원 화성이 그랬다. 화성행궁 옆 에어비앤비에 묵게 된 나는 모처럼 수원 화성의 위용을 코앞에서 확인하고 청량한 기운에 흔들리는 갈대숲의 풍광과 성곽 위로 펼쳐지는 불꽃놀이를 즐기며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들었다. 유네스코 세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