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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레사 책방 📚 바오밥나무와 달팽이(민병일)
    좋아하는/책 2023. 10. 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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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오밥나무와 달팽이
    민병일

     

     

    바오밥나무와 몽상가 달팽이가
    잃어버린 시간의 조각이 깃든 별을 찾기위해 여행하는 동화책
     
    그 길에서 마주친 이들과의 대화가 마음을 일렁인다.
    함께 여행을 떠나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내 코스모스는 어디에 있을까?
    내 코스모스는 어떻게 생겼을까?
     
    별에서 별으로
    여행을 떠나자
     
    ✊🏻
    ..
     📖
    ..
     
     
    📑 5p
    어느 별에서 우연히 떨어져
    우리는 이곳에서 우연히 만났을까?
    -프리드리히 니체
     
    그리고 이 세상이 너를 잊었다면
    고요한 대지에게 말하라, 나는 흐른다고.
    급류에게 말하라, 나는 존재한다고.
    Und wenn dich das Irdische vergaß,
    zu der stillen Erde sag: Ich rinne.
    Zu dem raschen Wasser sprich: Ich bin.
    -라이너 마리아 릴케,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 12p "당신의 어깨를 짓누르고 당신을 땅으로 구부러뜨리는 끔찍한 '시간'의 무게를 느끼지 않기 위해서, 당신은 끊임없이 취해 있어야 합니다"라고 노래했던 보들레르적인 "취하세요 Enivrez-vous" 
     
    📑 15p 한 번도 가본 적 없고,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낯선 우주에서 꿈을 꾼다는 것은 가지 않은 길을 서성이듯 두려움이 앞섰지만, 한 번도 되어본 적 없는 그 무엇이 되기 위하여 별로 가는 여행은 행복했습니다.
     
    📑 39p [회색 눈사람 행성 울티마 툴레에서 만난 씨앗]
    달팽이 曰
    "꽃은 언제 피울 거니?"
     
    씨앗 曰
    "기다리는 중이야!"
     
    달팽이 曰
    " 언제까지?"
     
    [...]
     
    씨앗 曰
    "난 때를 기다리는 중이야. 아름다움은 어느 순간 태어날 테니까."
     
    [...]
    달팽이는 씨앗과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면서 눈물이 났다. 눈물 한 방울은 씨앗에 떨어졌고, 45억 년 만에 처음 떨어진 투명한 물방울에 씨앗은 따뜻하게 저며오는 아픔을 느꼈다. 아주 미세한 균열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연초록 새순을 틔우고 꽃을 피울 것 같은 떨림!...
     
    📑 40p  [회색 눈사람 행성 울티마 툴레에서 만난 씨앗]
    달팽이와 바오밥나무와 씨앗은 서로의 마음에 그리움을 묻은 채 헤어졌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할 순 없지만, 삶은 그리움을 안고 가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 50p [숲속의 몽상가]
    별이 아름답게 빛나는 것은 별 안에 무엇을 간직하고 있어서일까? 저 별처럼 나를 빛나게 하고 우주를 반짝이게 할 수 있을까?'
     
    📑 53p [대초원별을 찾아가는 파란 코끼리]
    영원한 향기는 존재하지 않아. 어떤 존재가 오래도록 향기를 내려면 정신의 방랑을 통해 꿈을 꾸고 그 꿈으로 자기 자신을, 현실을 변혁시켜야 하거든. 정신의 방랑에는 먼 곳을 동경하는 마음과 여행이 묘약이야. 웅크리고 상상만 하는 것은 무형의 감옥에 갇힌 것과 다름없으니까!"
     
    📑 56p [대초원별을 찾아가는 파란 코끼리]
    초원의 철학자 파란 코끼리曰
    "여행은 자신과의 고독한 만남이야. 파멸당하지 않을 고독만 있다면 시간이나 속도는 중요하지 않아. 살면서 자신과 만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 59p [대초원별을 찾아가는 파란 코끼리]
    바오밥나무 曰 
    "나무들의 날개 없는 영혼이 비상하는 것을 배우려면 시간을 견디고, 고독에 침잠하며, 상처에서 새순을 밀어 올리는 법을 알아가야 해. 별이라고 나무라고 왜 고독과 상처가 없겠어. 별의 고독과 상처가 빛이고 나무의 고독과 상처가 꽃이야."
     
    📑 66-68p [바람 구두 신은 난쟁이와 장미별]
    장미성운의 별들은 억겁의 우주에서 버려진 사랑을 수집해 모아둔 '사랑수집소별'이었다.
    장밋빛 할아버지별曰 "내 별을 가득 채운 사랑의 빛깔들 좀 봐! 저 사랑들은 태양계 별들에서 주운 거야. 그 어떤 보석보다 영롱하지? 그 어떤 은하수보다 아름답지? 그런데 사랑에는 사연들이 아주 많단다."
    [...]
    "부서지고, 찢기고, 병들고, 깨지고, 상처투성이인 채로, 사랑을, 간직하는 것이라네."
    [...]
    "간직하다 보면 빛나는 게 사랑이거든. 고귀한 순결함은 간직하는 것이지. 상처투성이인 채로 간직하다 보면, 사랑은 저 스스로 빛을 내는 고귀한 위대함이 있거든. 그런데 우주에는 버려진 사랑이 너무 많아......"
     
    * memo 바위처럼 굳어버린 사랑 한둘..
     
    📑 85p [황금방망이 꼬리털여우]
    꼬리털여우曰
    "별은 저마다의 향기와 색깔을 갖고 있거든.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것도 별이 내뿜는 강한 기운 덕분이니까. 별을 바라보면 마음의 상처가 아무는 것도 별이 내 안에 들어와 빛을 뿌리기 때문이지."
     
    달팽이曰
    "바라보기만 해도?"
     
    꼬리털여우曰
    "바라보기만해도! [ ... ]'바라본다'에는 '나는 생각한다'라는 말이 들어 있단다. 꽃을 바라보면 꽃 한 송이가 마음에 피고, 산을 바라보면 산 하나가 마음에 들어서고, 새를 바라보면 새의 날갯짓이 마음을 날아 오르게 하는 것처럼, 별을 바라보면 별이 마음에 빛을 뿌리거든. '바라본다''나는 생각한다'에는 내가 꽃을 피우려 한다는 의지가 깃들어 있으니, 꽃이 피는데 어떻게 상처인들 아물지 않겠어?"
     
    📑 86p [황금방망이 꼬리털여우]
    꼬리털여우曰
    명상은 침묵으로 마음을 봉쇄해 고독한 나를 만나는 일이야. 명상을 하는 마음에는 은하만 한 공간이 생기거든. 마음의 은하 그 어딘가에서 반짝이는 별 하나를 찾는 게 명상이야. 엄숙한 고독 속에서조차 느낄 수 없는 숭고한 고독을 느끼려는 게 명상이지."
     
    📑 93p [그림 없는 그림 전람회]
    갤러리 한편에는 '숲길에서 본 시간개념, 혹은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란 알쏭달쏭한 제목이 적힌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다. [...] 특이하게도 이곳은 노천 갤러리였다. 천장과 벽이 없는 갤러리에는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싱싱한 햇빛이 그림에 들이치고 있었다. 밤이면 별빛이, 달이 뜨면 환한 달빛이 쏟아질 것이다. 비라도 내리면 캔버스에 비가 지날 것이며, 눈발이 떨어지면 전람회장은 설국처럼 변할 것이다.
     
     
    📑 106p [꽃의 소행성]
    달팽이曰
    "내가 살던 숲에서는 찔레꽃이 향기의 여왕이었어."
     
    백합曰
    "찔레꽃은 나처럼 자태가 우아하지 않고 꽃도 화려하지 않고 향기도 그윽하지 않아. 찔레꽃은 솜털 같은 잔가시에 둘러싸여 만지는 순간 큰 고통을 느끼게 하는 꽃이야. 게다가 숲 아무 데나 무리 지어 피었다가 눈길 한번 못 받고 지는 꽃인데."
     
    달팽이曰
    "꽃들이 아름다운 건 아무도 모르게 피기 때문이야. 꽃은, 아름다움은, 누구를 의식하지 않잖아. 깊은 숲 구석진 자리에서도 존재의 향기를 피워 올리기에 숲이 아름다워지는 거야."
     
    📑 203p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별이다]
    신성한 바오밥나무曰
    "네가 지나온 모든 길은 네 안에 수많은 생각의 길을 만들어주었을 거야. 몸에 새겨졌을 방랑의 지도는 정신의 숲에 아름다운 풍경이 되었을 거고, 지나온 길은 지나온 대로 하나의 빛이 되어 눈을 뜨게 했을 거란다. 내 몸은 시간의 풍상이 퇴적한 것이지. 내 안에는 시간의 무늬와 햇빛의 질량, 천둥의 노래, 바람의 무게, 별들의 반짝임이 깃들어 있단다. 시간의 도도한 흐름 앞에서 겸허하게, 때로는 투쟁하며 산 흔적이랄까......
    달팽이야, 바오밥나무야. 너희가 별에서 만난 이들뿐 아니라 돌멩이 하나,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시냇물 한 줄기는 모두 빛이었어. 그것들은 살아 있는 유기체로 너희 안에 남아 오솔길을 냈을 것이고, 그 작은 길들은 결국 미지의 길로 이어지며 너희 생의 보이지 않는 길을 보이게 만들어갈 거야.
    파란별은 꽃 피는 바다별뿐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있고, 네 안에도 있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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