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스크랩/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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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중앙일보 오피니언 📰 아침의 문장 (오십이 된 너에게)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8. 8. 05:15
누구나 부모를 원망한다. 그렇다고 누구나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자녀들은 부모를 사랑하고 때로는 존경한다. 그리고 때로는 원망한다. 여성학자 박혜란의 『오십이 된 너에게』에서. 가수 이적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의 여러 저서에서 50대를 위한 말을 골라 실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8691 아침의 문장 | 중앙일보그렇다고 누구나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여성학자 박혜란의 『오십이 된 너에게』에서.ww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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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조선일보 오피니언 📰 [만물상] "사지가 타들어 가는" 마지막 스퍼트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8. 7. 19:10
[만물상] "사지가 타들어 가는" 마지막 스퍼트▶마라톤보다 긴 거리를 4시간 가까이 걷는 육상 경보 50km는 ‘죽음의 레이스’로 불린다. 막판 스퍼트 때는 온 힘을 짜내 100m를 17~18초에 주파하는 스피드를 내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매우 크다. 이 종목 한국기록 보유자인 박칠성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45km 지점에서 2위로 올라선 뒤 경쟁자들 막판 추격을 뿌리쳤다. “마지막 2km를 남겨두곤 혼수상태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파이팅’을 외치는 응원 소리가 욕으로 들리더라.” ▶1992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은 ‘한국 쇼트트랙 왕조’의 서막을 연 대회였다. 당시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기훈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스케이트 날을 들이밀어 역전 금메달을 따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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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7.29.) 조선일보 오피니언 📰 [태평로] 파리 올림픽, 나만의 감동을 찾아라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8. 7. 19:00
[태평로] 파리 올림픽, 나만의 감동을 찾아라올림픽은 한계를 극복하는 장… 매 대회 감동적인 장면들 많아다양한 희생과 용기 보여주는 선수들 보면서 새 기운 얻기를 덴마크 선수 리즈 하텔은 1952년 헬싱키 올림픽 승마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두 가지 점에서 놀라웠다. 첫째, 그는 여자였다. 남자 선수들과 경쟁해 이룩한 업적이다. 둘째,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인이었다. 말에 오를 때마다 남편 도움을 받아야 했고, 올림픽 시상대에 오를 땐 금메달을 딴 선수가 부축해줬다. 그는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서도 또다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핵심 가치를 탁월함(excellence), 존중(respect), 그리고 우정(friendship)에 둔다. 여기서 탁월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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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7.27.) 중앙일보 오피니언 📰[시(詩)와 사색] 뼈아픈 후회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8. 7. 12:45
[시(詩)와 사색] 뼈아픈 후회 (황지우)슬프다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모두 폐허다완전히 망가지면서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나에게 왔던 모든 사람들,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모두 떠났다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신상(神象)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내 뼈아픈 후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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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_신문📑_린덴나무 아래서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7. 24. 12:30
(2024년 7월 24일) 중앙일보 오피니언 31면 [오경아의 행복한 가드닝] 린덴나무 아래서 린덴나무(Linden)의 과학명은 ‘틸리아(Tilla)’다. 우리나라에는 이 속에 ‘피나무(Tilia amurensis)’가 있다. 유럽의 거의 모든 가로수 길엔 이 나무가 심어져 있다. 특히 스웨덴에서는 이 나무에 사랑·풍요·죽음을 관장하는 여신, 프레야가 산다고 믿었다. 그래서 임산부는 잎을 모아 베개를 만들어 아이의 무사한 탄생을 기원했고, 이 나무 밑에서 거짓말을 하면 프레야의 저주를 받는다고도 믿었다. 이 나무는 식물학에서 정말 중요한 사람과도 인연이 깊다. 바로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린네(1707∼1778)로, 그의 성이 바로 이 린덴나무를 뜻하는 스웨덴어다. 칼 린네의 아버지인 닐 인게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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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_신문📑_말이 어루만지는 삶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7. 24. 12:20
(2024년 7월 24일) 중앙일보 25면 [이은혜의 마음 읽기] 말이 어루만지는 삶 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아주 부드럽다. 우선 연배가 높은 어른들의 목소리는 달콤해 상대와 내 전화기 사이에 꿀벌이 날아다니는 것만 같다. 근래 나는 한 달 정도 지치고 힘들었는데, 그때 이 어른들의 눈을 마주하자 저절로 눈가에 물이 맺혔다. 눈물은 아무 앞에서나 흐르지 않는다. 그가 먼저 눈길로 나를 어루만져야만 그제야 안전하다고 느껴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분들은 만나면 손부터 잡는데, 점점 얇아지는 피부 가죽 아래에는 감정이 흘러넘치고 있다. 직선으로 내달리는 말은 상대에게서 튕겨져 나오므로 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과 같은데, 이분들의 빙 둘러가는 말 속에는 행여 낱말이 마음을 왜곡할까 봐 조심하는 성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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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3_신문📑_모깃소리가 모이면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7. 24. 12:10
(2024년 7월 23일) 중앙일보 오피니언 25면 [삶의향기] 모깃소리가 모이면 “잡아 빨리!” “한 마리는 저쪽으로 갔어.” 초저녁에 모깃소리가 들리면 온 가족이 긴장한다. ‘너 오늘 밤 두고 봐라’하는 분노가 치밀어 손으로 낚아채고, 껑충 뛰어서 읽던 책으로 때려잡다, 결국에는 스프레이 모기약까지 살포한다. 물릴 각오를 하고 잘까 하다가 결국은 일어나서 다시 모기와의 전쟁을 벌인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교활한 한 마리는 끝내 잡지 못한다. 피를 너무 빨아 몸이 통통해져 제대로 날지 못하는 모기를 잡은 뒤에는 모기 몸에서 나온 피를 확인하며 “저게 내 피였지”라고 분해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죽은 모기의 검붉은 피로 얼룩진 책과 벽지만 황망히 바라볼 뿐이다. 요즘에는 모기가 옛날보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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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3-신문📑_こもれび (木漏れ日·木洩れ日), 퍼펙트 데이즈신문스크랩/오피니언 2024. 7. 23. 19:30
こもれび (木漏れ日·木洩れ日)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2024년 7월 23일 화요일) 중앙일보 오피니언 26면[정현목의 시선] 당신의 ‘코모레비’는 무엇입니까중년 남성은 이웃집 노파의 비질 소리에 눈뜨자마자 이불을 개고, 화분에 물을 준다. 세수와 함께 콧수염을 다듬고,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뽑은 뒤 출근길 차 안에서 카세트테이프로 올드 팝을 듣는다. 점심시간엔 필름카메라로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찍고, 퇴근 후 목욕탕에 들른 뒤 단골 선술집에서 한잔하고,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 히라야마(야쿠쇼 코지)의 일과다. 도쿄 도심의 화장실 청소부인 그는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한다. 반사경으로 변기의 보이지 않는 구석까지..